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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상상 줄거리 이동진 GV 후기 | 뛰어난 이야기꾼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by 해봄. 2022. 5. 7.

  우연과 상상은 202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영화상을 수상한 '드라이브 마이카'를 만든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작품이다.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GV에서 이동진 평론가는 이 영화를 도발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이라고 평했다. 그리고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뛰어난 이야기꾼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영화라고 했다.

 

  형식과 내용이 독특해서 이동진 평론가 평에 공감이 갔다. 단편영화 세 편을 엮고 한 편이 끝날 때마다 엔딩 크레딧이 나오는 독특한 옴니버스 형식. 대부분 장면이 인물 사이 긴 대화로 이루어지는데 잔잔한 분위기와 달리 내용은 파격적이다.

 

우연과 상상 줄거리

 

  • 제1화 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것)

  메이코는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친구 츠쿠미가 최근에 반한 남자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 남자 메이코가 아는 남자 같다. 이런 우연이 있나?! 메이코는 묻는다. 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걸 믿어볼 생각이 있어?

 

  • 제2화 문은 열어둔 채로

  늦게 대학에 입학해 적응을 잘 못하던 학생 나오는 세가와 교수를 찾아간다. 그리고 교수님이 쓴 소설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을 낭독한다. 세가와 교수는 나오가 상상하지 못한 반응을 보인다. 그 후 우연히 생긴 실수가 두 사람의 미래를 바꿔 놓는다. 

 

  • 제3화 다시 한 번  

  나츠코는 고등학교 졸업 후 20년 만에 여고동창회에 참석한다. 보고 싶은 얼굴이 있었다. 하지만 그 친구는 동창회에 오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반대편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오는 익숙한 듯 낯선 사람과 눈이 마주친다. 두 사람은 깜짝 놀란다. 하지만 진짜 놀랄 일이 잠시 후 밝혀진다. 

 

우연과 상상 이동진 GV

 

  이동진 평론가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왕성한 이야기 생산력에 놀라워했다. 장편 데뷔 후 꾸준히 작품을 내고 있고, 이번 영화에는 단편 세 편만 담았지만 실제 시나리오는 일곱 편을 썼다고 한다.

 

  제목이 절묘하다. 어떤 영화를 보다 보면 '저거 너무 우연 아니야? 말도 안 돼~'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개연성이 떨어지면 재미와 집중력도 떨어진다. 그런데 하마구치 감독은 우연과 상상을 제목에 대놓고 씀으로써 우연이라는 약점을 디딤돌로 삼아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간다.

 

  우연과 상상은 세 편의 단편 영화를 관통하는 말이면서 동시에 '영화'라는 매체를 소개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하마구치 영화는 영화에 관한 영화로 보이기도 한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에게 우연은 연출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그는 우연을 영화 속에 초대하고 그것을 카메라에 담기 위한 연출을 한다. 영화 드라이브 마이카에 나온 것처럼 배우들이 모두 모여 감정 없이 대본을 수십 번 읽은 후 현장에 들어간다.

 

  카메라 촬영도 끊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통으로 여러 차례 같은 장면을 찍는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 드러나는 인물의 감정, 포착되는 흥미로운 장면이 그의 영화 개성 중 하나다.

 

우연과 상상 후기  

  우연과 상상은 마치 친구가 밥 먹으면서 '나 신기한 이야기 들었어!'라며 풀어놓는 이야기 같다. '말도 안 돼. 진짜?'라고 물을 만큼 별난 이야기다 싶다가도, 별별 사람이 다 사는 세상인데 있을 법도 하다 싶다.

 

  예상하지 못한 우연한 대화, 만남 후에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TV는 사랑을 싣고, 환승 연애, 사랑과 전쟁이 한 영화에 모두 있다. 과연 그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잘못을 들킬까? 복수할까? 유혹에 넘어갈까? 자극적인 악마의 편집도 없는데 궁금해서 점점 빠져든다. 

 

  이번 영화에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전작에서 작업했던 배우들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장편 데뷔작 ‘열정’의 주인공들이 2화, 3화 주인공을 맡았다. 열정은 2008년 하마구치 감독이 서른 살에 만든 영화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전 특별 상영을 했다. '열정'에서 혈기왕성하고 혼란스러운 청춘을 연기했던 배우들이 불과 몇 주 만에 머리도 희끗하고 얼굴에 주름도 생긴 차분한 중년의 모습으로 연기하는걸 보니 기분이 묘했다. 

 

  우연과 상상은 GV에서 이동진 평론가가 말한 것처럼 이야기꾼 하마구치 류스케의 다양한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영화다. 로맨스, 멜로, 드라마 그리고 하마구치 스타일의 코미디까지 볼 수 있다. 

 

  • 감독 : 하마구치 류스케
  • 제1화 마법 (보다 더 불확실한 것)
    출연 : 후루카와 코토네(메이코), 현리(츠쿠미), 나카지마 아유무(카즈아키)
  • 제2화 문은 열어둔 채로
    출연 : 모리 카츠키(나오), 시부카와 키요히코(세가와), 카이 쇼마(사사키)
  • 제3화 다시 한 번
    출연 :우라베 후사코(나츠코), 카와이 아오바(아야)

 

[우연과 상상이 만들어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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