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홈커밍'은 빨리 어벤저스처럼 되고 싶은 십 대 히어로의 귀여운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그동안 고독, 숨겨진 상처, 무거운 책임감이 히어로의 서사로 쓰였다면 스파이더맨은 동네 친구 같은 친근함, 때로는 지질해 보일 정도의 솔직함, 엉뚱함 등이 돋보인다.
언제든 아이언맨의 부름에 달려가려고 학교 동아리도 탈퇴하고, 방과 후 약속도 잡지 않지만 세상을 구해달라는 전화는 오지 않는다. 동네 좀도둑을 찾아다니며 동네 히어로로 살아가던 스파이더맨 앞에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무기로 무장한 악당 '벌처'가 나타난다. 스파이더맨은 벌처를 잡고 어벤저스에 합류할 수 있을까?
브이로그 찍는 귀여운 십대 히어로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스파이더맨인 피터(톰 홀랜드)는 어벤져스의 기존 히어로들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바로 귀여움이다. 어른 히어로들은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감 때문에 때론 어벤져스에 합류하기를 주저하기도 하고 힘들어하기도 한다.
하지만 십대 히어로 피터는 다르다. 어서 세상을 구하고 어벤져스가 되어 사람들에게 존재감을 뽐내고 싶어 안달이 났다. 아이언맨을 만나기 위해 전용기를 타자 신나서 브이로그를 찍고, 스파이더맨을 외치는 사람들의 환호에 우쭐한다.
그래도 히어로로서의 사명감은 잊지 않아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꾹 참는다. 책임감과 허세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십 대 히어로의 모습이 인간적이고 귀엽다.
소년과 어른, 스파이더맨과 아이언맨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과 스파이더맨(톰 홀랜드)의 케미도 재미와 감동이 있는 관람 포인트다. 아이언맨은 스파이더맨을 다음 세대 히어로로 점찍고 업그레이드된 슈트도 선물한다. 하지만 슈트는 초보 모드로 설정해두고 위험한 일에 나서지 말고 일단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잔소리한다.
반면 질풍노도 사춘기의 모험심 높은 소년 스파이더맨은 빨리 세상에 나가고 싶어 학교 공부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아빠와 아들, 멘토와 멘티 같은 둘의 관계는 서로를 성장시킨다. 소년은 어른을 통해 미래를 상상하고, 어른은 소년은 통해 과거를 돌아본다.
- 감독 : 존 왓츠
- 출연 : 톰 홀랜드 (피터 파커/스파이더맨), 마이클 키튼 (벌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토니 스타크/아이언맨)
'책방 아래 영화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쁘띠 마망 | 셀린 시아마 감독, 이동진 평론가 GV (0) | 2021.10.08 |
---|---|
황정민 인질 되다 | 시간이 없지 돈이 없냐, 드루와 드루와 (0) | 2021.08.20 |
영화 '체르노빌 1986' 원전대폭발 속 사람들의 이야기 (0) | 2021.07.03 |
아야와 마녀 | 미야자키 고로와 '이어위그와 마녀'의 만남 (0) | 2021.06.23 |
쿠사마 야요이: 무한의 세계 | 트라우마를 예술로 승화시키다 (0) | 2021.06.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