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체르노빌 1986'은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가 폭발한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소방관 알렉스를 중심으로 사고 후 사람들이 겪는 혼란, 고통, 갈등을 보여준다. 알렉스 역의 배우 다닐라 코즐로 브스키가 주연이자 감독까지 맡았다.
원전 사상 최악의 방사능 누출사고로 기억되는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안전 규정 위반, 원자로 설계 결함, 운전 미숙 등 복합적인 원인 아래 안전시험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폭발 후 방사능은 바람을 타고 서유럽까지 퍼져나갔고 인근 주민, 구조대, 복구 작업 노동자 등 최대 60만 명에 이르는 사람이 방사능 노출 피해를 입었다. 그 결과 피해지역의 갑상선암, 백혈병 등 각 종 질병 발생률이 증가했다.
미국 HBO '체르노빌' 드라마와 차이
영화 <체르노빌 1986>보다 먼저 체르노빌 원전대폭발을 다룬 드라마가 있다. 2019년 미국 HBO에서 방영한 5부작 드라마 <체르노빌>이다. 드라마 <체르노빌>은 과학자가 주인공으로 원자로가 폭발한 원인과 폭발 후 대처 과정에 집중한다. 반면 영화 <체르노빌 1986>은 소방관을 주인공으로 삼고 해체 작업자들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췄다.
영화 <체르노빌 1986>이 숲을 본다면, 드라마 <체르노빌>은 숲에서 나무까지 세세하게 살핀다. 그래서 두 작품을 다 본다면 먼저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영화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의 원인,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드라마에서는 5부작에 걸쳐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체르노빌 해체 작업자들에게 이 영화를 바칩니다
영화 <체르노빌 1986>의 주인공 알렉스는 추가 폭발과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발전소 벨브 해체 작업에 자원한다. 해체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나라에서 엄청난 경제적 혜택을 약속했다.
하지만 해체 작업 참여자들이 단순히 그런 대가를 바라고 지원한 것은 아니다. 특별한 희생정신이 있거나, 나라를 구하는 영웅이 되고 싶어서도 아니다. 그들이 지키고 싶은 것은 가족이었다. 가족들이 방사능의 위험 없이 노동절 퍼레이드를 구경하고, 바닷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상을 지켜주고 싶었던 것이다.
해체 작업자들이 어둡고 뜨겁고 위험한 폭발 현장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장면에서 불공평한 현실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잘못한 사람과 책임지는 사람이 다르다. 단단히 잘못된 상황이다.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 사고는 눈에 보이지 않으면 감춰질 줄 알았던 잘못들이 세상에 드러날 때 얼마나 비극적인 파괴력을 가지고 올 수 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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