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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후기 줄거리 해석 | 낯선 카메라 음악 충격적인 결말 (Evil Does Not Exist 悪は存在しない 2024 하마구치 류스케)

by 해봄. 2024. 3. 26.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드라이브 마이 카>, <우연과 상상>, <해피아워>를 만든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 글램핑장을 만들려 도시 사람들이 오면서 일어나는 익숙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하지만 낯선 카메라 시선과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끝나는 음악은 익숙한 이야기 속에 미묘한 긴장감을 준다. 한편 뜬금없지만 피식 터지는 유머는 너무 심각하지 않게 긴장감을 풀어준다. 그러나 방심한 사이 주인공 타쿠미의 딸 하나가 사라지고 영화는 충격적인 결말로 관객을 혼란에 빠뜨린 후 끝난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Evil Does Not Exist 悪は存在しない)>는 의미심장한 제목과 충격적인 결말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지 않는다. 대신 질문 한다. 악은 무엇인지, 인간과 자연 그리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적정한 균형은 무엇인지.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줄거리

  일본의 조용한 산골 마을에 글램핑장 설명회가 열린다. 글램핑장 사업 담당자 타카하시와 마유즈미는 시골 사람들을 만만하게 봤다가 글램핑장 계획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지는 마을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인다.

 

  두 사람은 이장님이 소개해준 타쿠미에게 마을에 대해 알려달라고 도움을 청한다. 타쿠미는 어린 딸 하나와 함께 살고 있다. 건망증 때문에 학교를 마친 하나를 데리러 가는 일을 종종 잊는다.

 

  타카하시와 마유즈미가 온 날도 그랬다. 하나를 데리러 가는 걸 깜박했다. 언제나처럼 혼자 숲 속 길로 가고 있겠거니 생각하고 쫓아갔는데 하나가 없다. 하나가 사라졌다. 아빠 타쿠미는 딸 하나를 찾을 수 있을까. 타카하시와 마유즈미는 글램핑장 일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후기

  • 낯선 카메라 시선 & 음악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카메라 시선과 음악이 끝나는 지점이 낯설다. 아빠 타쿠미가 딸 하나를 데리러 학교에 갔다가 차를 몰아서 나오는 장면에서 이 영화의 카메라 시선이 신기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타쿠미가 차에 타고 차가 움직인다. 보통 이런 장면에서 카메라는 운전하는 타쿠미의 시선으로 차 앞 풍경을 보여 주거나, 관객의 시선으로 운전하는 타쿠미의 정면, 옆모습 등을 보여 준다.

 

  하지만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에서는 마치 뒷좌석에 앉은 누군가가 뒤를 돌아보는 시선으로 차 뒤 풍경을 보여 준다. 이건 누구의 시선일까. 낯선 시선에 궁금증이 생긴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영화에서 카메라가 누군가의 시선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는 카메라가 찍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고 싶었다고 한다.

 

  보통 영화에서 카메라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이유는 관객들이 영화를 믿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관객을 좀 더 믿고 다른 방식으로 소통해봐도 좋지 않을까 싶어서 시도해봤다고 한다.

 

  영화 속 음악이 독특한 지점에서 끝나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였다. 아름다운 음악을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난폭하게 끊음으로써 영상과 음향이 더 생생해진다. 그래서 영상, 음악, 관객이 좀 더 성숙한 독립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고 한다.

 

  정말이지 음악이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끊기니 그다음에 들리는 자연 속 배경 소리에 더 집중하게 되고 선명하게 들렸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함으로써 영화를 보는 감각이 더 예민하게 살아나고, 잔잔함 속에서도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며 영화를 볼 수 있다.

 

 

  • 충격적인 결말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영화 후반부 하나의 실종 후 순식간에 얼굴을 바꾼다. 묘한 긴장감 속에서도 피식피식 터지는 유머로 마음 놓게 하더니, 충격적인 엔딩으로 뒤통수를 세게 친다.

 

  아니 설마 이렇게 끝난다고? 내가 뭘 본 거야? 내가 뭘 못 본 거야? 타무미는 왜? 숲속 안개 탓인지 예상하지 못한 결말에 당황해서인지 엔딩 장면이 꿈처럼 흐릿하다.

 

  그런데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에게는 결말이 자연스러웠다고 한다.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이 떠올랐고 그대로 촬영했다고 한다. 타쿠미는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이니까.

 

  영화 극작가 혹은 소설가들이 종종 말한다. 작품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작가의 통제를 벗어나 작품 속 인물들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고.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의 타쿠미도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만든 캐릭터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결말로 흘러갔다고 한다.

 

  결말에서 타쿠미의 행동은 아마도 딸을 지키려는 의도였을 거다. 타카하시가 달려가면 사슴이 놀라 하나를 해칠까 봐 막으려고 한 것 같다. 그런데 말로 설명해도 충분히 타카하시가 이해할 것 같은데 그렇게 과격한 행동까지 해야 했을까. 여전히 의문이다. 타쿠미는 어떤 사람인 걸까.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Evil Does Not Exist 悪は存在しない 2024) 기본 정보

  • 한국 개봉일 : 2024년 3월 27일(수)
  • 등급 : 12세 관람가
  • 러닝타임 : 106분
  • 감독 : 하마구치 류스케
  • 출연 : 오미카 히토시(타쿠미 역), 니시카와 료(하나 역), 코사카 류지(타카하시 역), 시부타니 아야카(마유즈미 역)
  •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예매하기 : CGV  /  롯데시네마  /  메가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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