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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노비스 줄거리 후기 | 위플래쉬, 블랙스완이 생각나는 광기의 스포츠 스릴러

by 해봄. 2022. 5. 23.

  더 노비스는 위플래쉬, 블랙스완이 생각나는 영화다. 위플래쉬는 드럼, 블랙스완은 발레를 향한 광기를 보여준다. 더 노비스는 노를 저어 배의 속도를 겨루는 수상 스포츠 '조정'에서 팀 1군에 들어가기 위해 집착하는 대학 신입생 알렉스(이사벨 퍼만)가 주인공인 스포츠 스릴러 영화다.

 

  더 노비스는 영화 위플래쉬 사운드 에디터를 비롯해 40편이 넘는 작품에 참여한 로런 해더웨이 감독의 데뷔작이다. 덕분에 세련되고 색다른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알렉스가 혼자 조정 연습에 몰두하는 장면, 광기에 휩싸이는 장면에서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더 노비스 (THE NOVICE) 뜻

 

  노비스 (novice)는 초보자를 뜻한다. 영화에서는 조정팀에서 알렉스 같은 신입생들을 노비스라고 부른다.

 

더 노비스 줄거리

 

  대학교에 입학한 알렉스(이사벨 퍼만)는 조정부에 들어간다. 운동에 타고났다는 칭찬을 듣는 같은 학년 제이미(에이미 포사이스)를 만나고 경쟁심을 느낀다. 제이미를 제치고 팀 1군에 들어가기 위해 알렉스는 잠도 방학도 반납하고 미친 듯이 연습한다.

 

  잘하지 못하는 것에 도전해서 최고가 되는 것. 그것이 알렉스를 움직이게 한다. 가장 성적이 좋지 않은 물리를 전공으로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최고가 되기 위해 자신을 한계로 몰아넣는 알렉스의 광기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알렉스는 팀 1군에 들어갈 수 있을까?

 

더 노비스 후기

  더 노비스는 스포츠 스릴러라는 말이 어울리는 영화다. 영화를 보고 나면 턱부터 어깨, 척추, 발끝까지 뻐근할 정도로 97분 동안 몸과 마음이 영화에 붙들려 있는 기분이다. 로런 해더웨이 감독은 주인공 알렉스가 어떤 캐릭터인지 영화 초반부터 확실하게 보여준다.

 

  알렉스(이사벨 퍼만)는 강박이 있다. 시험 문제를 제일 먼저 풀지만 몇 번이고 확인하느라 마지막까지 강의실에 남아있다. 참다못한 조교가 답안지를 빼앗아갈 정도다. 조정 기록 단축을 위해서 시간을 초단위로 나눠서 체크하고 초조하면 손톱을 물어뜯는다.

 

  이사벨 퍼만의 연기와 음향 효과는 관객들도 강박, 초조, 불안을 함께 경험하게 해 준다. 조정 팀에서 처음으로 로잉 머신을 타고 노 젓는 법을 배울 때 알렉스는 '다리 몸통 팔, 팔 몸통 다리' 순서를 주문처럼 외운다. 이 장면에서 연기와 목소리는 최고가 되어 1군에 들어가겠다는 알렉스의 집착을 보여주고 들려준다.

 

  더 노비스는 클리셰를 깨는 음악사용으로 낯설지만 스타일리시한 장면을 보여준다. 보통 스포츠 영화에서 경기나 연습이 격해질 때 점점 빠르고 고조되는 음악을 넣어 흥분과 긴박함을 표현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다르다.

 

  알렉스가 미친 듯이 로잉머신을 타며 개인 기록을 깰 때 슬로 모션으로 근육의 움직임, 땀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배경에는 빈티지하고 우아한 음악이 천천히 깔린다. 알렉스 주위 풍경과 소리가 사라지고 조정에 완전히 몰입한 모습을 세련되고 아름답게 보여준다.

 

  최고를 향한 집착과 광기가 영화 위플래쉬, 블랙스완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두 영화 속 주인공들과 더 노비스의 알렉스는 차이점이 있다. 위플래쉬와 블랙스완의 주인공은 드럼과 발레는 좋아하고 그래서 더 잘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알렉스는 조정을 좋아해서 잘하고 싶은 게 아니다.

 

  알렉스에게 조정은 도전해서 넘어야 하는 목표물에 불과하다. 사실 꼭 조정이어야 하는 이유도 없다. 마치 가장 성적이 좋지 않은 물리를 전공으로 선택한 것처럼. 잘하지 못하는 것에 도전해서 최고가 되는 것. 그것이 알렉스 삶의 목적이자 원동력이다. 

 

  무엇이 알렉스에게 그런 강박을 심어주었는지 영화에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연인과 당구를 하며 나누는 대화에서 알렉스 머릿속을 엿볼 수 있다. 인간이 왜 달에 갔는가? 과학의 발전? 인류의 진보? 알렉스는 정복, 과시를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최고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알렉스에게 주변 사람들은 '여유를 가져', '최고가 아니면 어때'라고 말한다. 하지만 알렉스는 그 말이 웃기다. 그들이 알렉스를 이해하지 못하듯, 알렉스도 다른 이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최고가 아니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강박과 집착은 결국 알렉스를 파괴하고 상처 낸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목표에만 몰두한 알렉스는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다. 심지어 자신을 돌볼 여유도 없다. 괴롭고 외롭게 성취한 최고라는 타이틀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최고를 향한 광기의 스포츠 스릴러 영화 더 노비스는 최선의 노력, 최고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 감독 : 로런 해더웨이
  • 주연 : 이사벨 퍼만(알렉스), 에이미 포사이스(제이미)
  • 등급 : 15세 관람가

 

[당신은 이미 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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