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이동진 평론가의 '스펜서' GV가 열렸다. 스펜서는 '역사상 사진을 가장 많이 찍힌 여성'이라 불릴 정도로 관심을 받았던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에 관한 영화다.
다이애나는 20살에 영국 찰스 왕세자와 결혼해 윌리엄, 해리 왕자를 낳는다. 하지만 남편의 외도, 왕실과 갈등 등으로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다 이혼한다. 그 후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파파라치를 피하려다 교통사고로 36세에 세상을 떠난다.
영화는 다이애나가 왕실을 떠나 자기 이름을 찾기로 결심하는 크리스마스 연휴 3일을 담고 있다. 영화 '트와일라잇'으로 익숙한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다이애나를 연기했고 제94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스펜서 줄거리
다이애나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기 위해 왕실 별장으로 운전해 가다가 길을 잃는다. 겨우 별장에 도착하지만 지각으로 눈총을 받으며 연휴가 시작된다. 사실 별장에서 보내는 연휴가 그녀에게는 전혀 즐겁지 않다.
별장 밖에는 파파라치들이 창문 사이로 보이는 그녀를 촬영하려고 진을 치고 있다. 별장 안에는 꼬투리를 잡으려는 왕실의 눈과 귀가 보이지 않게 그녀를 따라다닌다.
크리스마스 만찬이 한창 인 밤, 다이애나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별장을 뛰쳐나와 어린 시절 살던 집으로 간다. 폐가가 된 집에서 다이애나는 노란 옷을 입고 푸른 들판을 뛰어다니던 소녀 다이애나 스펜서를 떠올린다. 그리고 왕세자비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찾아 살겠다고 결심한다.
이동진 평론가 GV
이동진 평론가의 해설 GV는 영화 상영 후 1시간 정도 진행되었다. 영화에는 다이애나의 감정이나 상황을 은유하는 연출이 많았다. 덕분에 이동진 평론가가 숨이 차게 빨리 말해도 모두 해설하기에 한 시간은 부족했다. 한눈에 알아챈 은유도 있지만 해설을 듣고서야 눈치챈 흥미로운 상징들도 있었다.
- 번호판 변화 : 다이애나가 운전하는 차는 한 대인데 장면에 따라 번호판이 달라진다. 다이애나의 정체성이 왕세자비일 때와 스펜서일 때 번호판이 다르다고 한다. 번호판을 볼 생각은 전혀 못했는데 영화를 한 번 더 본다면 자세히 봐야겠다.
- 꿩 : 꿩은 다이애나를 상징한다. 오프닝에서 죽은 꿩 한 마리가 도로 위에 널브러져 있고 자동차들이 그 위를 지나간다. 꿩은 사냥을 위해 키워지고, 예쁘지만 머리가 나빠 자동차에 치여 죽는다는 대사가 나온다. 훗날 다이애나가 교통사고로 죽는 것과 그녀에 대한 편견을 보여준다.
- 색깔 : 영화 속 의상이나 소품에서 빨간색, 노란색은 다이애나의 자유의지를 표현한다. 검정색, 흰색 계열은 억압을 상징한다. 색깔에 관해서 모두 이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거칠게 해석해보면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이동진 평론가는 이야기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다이애나는 노란색 옷을 입고 들판을 뛰어 다니고, 어른이 되어서도 붉은 옷을 입고 있을 때는 자유로운 몸짓을 보인다. 하지만 왕실에서 정해준 화이트, 블랙 드레스를 입을 때면 불안하고 불편한 모습이다.
스펜서 후기
영화 스펜서는 사건보다 다이애나 심리 묘사에 집중한다. 이 점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면서 동시에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다이애나를 너무 예민하고 히스테릭한 인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다이애나 감정 표현에 시간을 대부분 할애하다보니 그녀를 그렇게 몰고 간 숨 막히는 왕실 생활, 외도하는 남편, 집요한 파파라치에 대한 묘사는 상대적으로 간략하고 단편적이다. 그래서 영화에 표현되지 않은 실제 이야기를 모르는 관객들은 과민 반응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영화에서 다이애나는 먼 훗날 자기 이름 앞에 어떤 수식어를 붙여 사람들이 기억할까 묻는다. GV에서 이동진 평론가는 아마도 '사랑받은' 다이애나라고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이애나는 영국국민들이 가장 사랑한 왕세자비였고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가장 가까이에서 그녀를 불안과 외로움으로부터 지켜줄 사랑은 없었다는 사실이 비극으로 다가온다.
- 감독 : 파블로 라라인
- 출연 : 크리스틴 스튜어트, 샐리 호킨스, 티모시 스폴, 숀 해리스, 잭 파딩, 스텔라 고넷, 잭 닐렌, 프레디 스프라이
- 등급 : 12세 관람가
- 쿠키 영상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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