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리쉬 피자(Licorice Pizza)'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CGV 언택트톡에서 이동진 평론가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 중 가장 화사하고 낭만적이고 사랑스러운 영화라고 소개했다.
영화는 1973년 미국 캘리포니아 샌 페르난도 밸리의 여름을 배경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두 청춘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를 보여준다.
리코리쉬 피자 줄거리
내일이 기대되지 않는 불확실한 청춘을 살고 있는 알라나 앞에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장착한 개리가 나타난다. 첫눈에 반한 개리는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지만 알라나는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 개리가 알라나보다 열 살이나 어린 15살 소년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파트너로 함께 일하며 둘은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하는데 서로의 진짜 마음은 무엇인지 알쏭달쏭하다. 1973년 찬란한 여름밤 두 사람은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청춘의 한 복판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두 청춘의 사랑은 같은 곳에서 만날 수 있을까.
언택트톡 이동진 평론가 해설
1.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
본격적인 해설에 앞서 몰라도 괜찮지만 알면 더 재미있게 영화를 볼 수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 영화 제목이 왜 '리코리쉬 피자'일까? 제목만 보고 유추해보면 피자가 중요한 소재로 나오거나 피자가게에서 일어난 이야기인가 싶다. 하지만 영화에는 피자는 한 조각도 나오지 않는다. 같은 이름의 레코드 샵이 있었는데 감독이 생각하는 영화의 이미지를 잘 표현해준다고 생각해서 제목으로 정했다고 한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지극히 주관적인 연상 작용에서 나온 제목이다.
- 주인공 알라나와 개리는 영화를 처음 찍는 신인이다. 알라나는 '하임'이라는 세 자매로 구성된 미국 밴드의 멤버이다. 그리고 영화에 나오는 아버지와 언니들은 실제 알라나의 아버지와 언니들이다. 개리는 감독의 오랜 친구이자 배우인 고(故) 필립 시모어 호프만의 아들이다.
- 영화 속에서 개리가 겪는 아역배우 활동, 물침대 판매, 핀볼장 사업 등은 제작자이자 감독의 친구인 개리 고츠먼의 실제 경험담을 듣고 만든 이야기라고 한다.
2. 해설
해설 중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영화에는 세 번의 달리기 장면이 나온다. 개리가 살인자로 오해받아 경찰서로 끌려갈 때 알라나가 개리를 구하기 위해 달린다. 두 번째는 알라나가 숀 펜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있다가 떨어지자 개리가 놀라서 달려간다. 마지막은 비즈니스 관계도 끝나고 떨어져 지내다가 서로를 생각하며 달리는 장면이 있다.
달리기가 중요한 이유는 자기 마음도 제대로 몰라서 밀어내고 질투하고 다른 일에 한 눈 파느라 어긋나던 두 사람이 달리는 장면에서는 온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상대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진짜 마음이 드러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알라나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개리를 좋아한다는 것을 스스로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애써 부정한다. 그래서 개리와 비슷하지만 나이가 많은 아역배우 출신의 남자를 만나고, 나이가 훨씬 많은 배우, 연예계와 관련 없는 정치인에게도 관심을 가져보지만 모두 어긋난다.
개리는 알라나에게 첫눈에 반했지만 세상에 재미있는 관심거리들이 너무 많은 소년이다. 연기, 물침대 사업, 핀볼장 운영 등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많다. 그러나 알라나가 떠난 후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이동진 평론가는 이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효용이 떨어졌을 때 비로소 서로가 진정한 사랑임을 깨닫는 커플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알라나와 개리가 영원히 함께할지 한 여름밤의 꿈처럼 사랑한 후 헤어질지 알 수는 없지만, 영화 초반 개리의 대사처럼 서로에게 영원히 기억되는 사람, 사랑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후기
폴 토마슨 앤더슨 감독의 영화를 모두 보지는 않았지만 전작 '팬텀 스레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영화였다. '팬텀 스레드'는 디자이너와 뮤즈의 치명적이고 모순적인 사랑이야기를 다루는 심오한 예술영화의 느낌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청춘의 불안하고 어색하지만 풋풋한 사랑이야기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언택트톡에서 이동진 평론가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을 '친밀하면서도 뒤틀려있는 두 사람을 잘 그려내는 감독'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이 표현에 무척 공감했다. '팬텀 스레드'와 '리코리쉬 피자'는 전혀 다른 톤과 결을 가진 영화지만 주인공들의 관계는 닮아있다. 서로 사랑하면서도 그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어딘지 비틀려있기 때문이다.
팬텀 스레드는 '망가뜨려서라도 너를 내 옆에 두겠어. 네가 원한다면 망가져주겠어.'라는 조용히 광기어린 사랑을 보여준다. 여기에 비하면 알라나와 개리는 청춘의 귀여운 밀당으로 서로를 부정하고 그러면서도 질투하는 관계다. 가장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미워할 수 있는 사랑의 양면성을 잘 포착해서 표현했다.
[리코리쉬 피자(Licorice Pizza) 기본정보]
- 감독 : 폴 토마스 앤더슨
- 출연 : 알라나 하임, 쿠퍼 호프만, 숀 펜, 톰 웨이츠, 브래들리 쿠퍼, 베니 사프디
- 등급 : 15세 관람가
- 개봉 : 2022년 2월 16일
- 쿠기 영상 : 없음
[이동진 평론가 GV 해설]
- 영화 '프랑스' | 브루노 뒤몽 감독, 레아 세이두
- 영화 '파워 오브 도그' | 제인 캠피온 감독, 베네딕트 컴버배치
- 영화 아네트 | 레오 카락스 감독, 아담 드라이버, 마리옹 꼬띠아르
'책방 아래 영화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펜서 이동진 GV 후기 줄거리 |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연기한 다이애나 왕세자비 (0) | 2022.03.21 |
---|---|
박찬욱 일장춘몽 아이폰 13 프로로 찍은 단편 영화 | 유해진 김옥빈 박정민 (0) | 2022.02.22 |
영화 인어가 잠든 집 줄거리 후기 | 딸의 뇌사, 당신의 선택은? (0) | 2022.02.14 |
영화 355 줄거리 후기 | 제시카 차스테인부터 판빙빙까지 스파이 액션 (0) | 2022.02.10 |
영화 킹메이커 줄거리 후기 프레임 전쟁 | 설경구 이선균 변성현 감독 (0) | 2022.02.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