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아 세이두 주연, 브루노 뒤몽 감독의 영화 '프랑스' GV에 앞서 이동진 평론가는 이 영화는 오해 가능성이 높은 영화라고 말했다. 이 영화가 겉으로 보여주는 것은 목적이 아닌 전제이기 때문이다.
그 말에 공감했다. 영화를 보면서 물음표가 생기는 장면들이 많았다. 저 장면으로 진짜 말하고자 하는 건 뭘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보았을까 유독 궁금해지는 영화였다. 그래서 GV를 신청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프랑스 줄거리
어딜 가든 사인, 사진 요청을 받는 스타 방송 기사 프랑스 드 뫼르(레아 세이두)는 미모, 인기, 실력 그리고 소설가 남편과 아들이 있는 가정까지 모두 가진 여자다. 그런데 출근길에 실수로 교통사고를 낸 후 완벽한 듯 보였던 그녀의 세상에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행복의 조건을 다 가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그녀는 우울하고 불안하다. 픽션과 논픽션이 공존하는 방송처럼 그녀의 삶도 진실과 허구로 뒤덮여 혼란스럽다. 사람들이 보는 나와 내가 아는 나 사이에 진짜는 뭘까.
방송 중에 갑자기 눈물이 흐르는 지경에 이른다.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던 직업이 자신을 죽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교통사고는 시작이었을 뿐이다. 그 뒤로 이어지는 충격적인 배신과 상실, 사고로 그녀의 세상이 무너진다.
그녀는 픽션과 논픽션의 혼동 속에서 자신을 찾을 수 있을까. 실패로 무너진 세계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전진할 수 있을까.
이동진 평론가 해석
GV때마다 본격적인 해설에 앞서 항상 이동진 평론가가 하는 당부가 있다. 앞으로 하는 이야기는 정답이 아니고 한 평론가의 의견이니 참고만 해달라고. 이동진 평론가의 당부처럼 GV는 영화의 정답을 확인하는 채점 시간이 아니다.
감상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설사 감독이 의도한 것과 다른 것을 느끼고 생각했더라도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일 뿐. 그리고 같은 것을 느끼고 공감하는 것만큼, 다른 감상을 공유하는 것도 영화를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1. 상징성
영화 제목, 배경, 주인공 이름도 '프랑스'다. 특히 주인공의 이름이 '프랑스가 머물러있다, 죽어가고 있다'를 뜻한다는 점에서 주인공의 모습이 바로 지금 나라가 처한 모습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동진 평론가는 영화 제목, 배경, 주인공의 이름에 상징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해버리면 창작력이 부족한 영화로 오해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2. 미디어 비판
미디어 비판 역시 영화가 계속 다루는 내용이지만 가장 중요한 목적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이동진 평론가는 해석했다. 영화는 연출된 취재를 통해 현실을 조작하고 있는 미디어의 문제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렇게 뉴스마저 픽션화된 현실에서 영화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인 것 같다고 말했다.
3. 전형적인 캐릭터 설정과 연출 의도
브루노 뒤몽 감독은 과하게 전형적인 캐릭터와 연출을 보여준다. 감독은 픽션에 오염된 세상을 의도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픽션과 논픽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감독은 주인공이 마음의 동요를 겪는 장면에서 레아 세이두를 화면 가운데 놓고 클로즈업하는 연출을 반복한다. 후반부에 나오는 교통사고 장면도 할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출을 더욱 과장해서 보여준다.
과장되게 연출한 픽션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장면들은 관객의 마음을 흔든다. 주인공이 극적으로 연출하며 취재해온 뉴스처럼 말이다.
후기
독특한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보통 영화는 비록 픽션이지만 관객들이 진짜처럼 느끼게 만들기 위해 연출하고 촬영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클로즈업 장면과 자동차 씬에서 마치 '지금 촬영 중이에요~'라고 일부러 알려주듯 독특한 연출로 픽션 티를 낸다.
감정이 격해질 때 주인공(레아 세이두)은 화면 중앙으로 다가와 카메라를 응시한다. 그리고는 마치 연극처럼 정면을 보며 이야기를 하고 눈물을 흘린다. 처음에는 함께 슬펐는데, 과장된 감정표현 장면을 반복해서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저 눈물이 진심일까? 어디까지가 진짜야?'라는 의심이 피어오른다.
자동차 장면도 특이하다. 차 안에서 대화하는 장면은 보통 자동차의 창틀이 화면에 걸린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자동차 차체가 전혀 보이지 않고 경계없이 바깥 풍경이 바로 보인다. 마치 자동차로 달리면서 찍은 도시 도로 풍경을 사방에 틀어놓고 의자에 앉아 있는 것 같다. 진짜 차를 탄 것이 아니라 차를 탄 것 같은 연출을 하고 있다고 일부러 보여주는 느낌이다.
의도된 어색한 연출을 보면서 영화 '프랑스'는 가짜를 통해 진짜를 말하려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다 보면 '가짜 같은데, 그럼 진짜는 뭘까? 거짓 같은데, 그럼 진심은 뭘까?'라는 질문이 생긴다. 영화라는 매체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해도 결국 감독의 의도에 따라 연출된 픽션 즉 가짜다.
하지만 가짜를 보면서 우리는 진짜 현실을 돌아본다. 그것이 브루노 뒤몽 감독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허구가 뒤섞인 세계에서 픽션인 영화의 존재 이유로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 감독 : 브루노 뒤몽
- 출연 : 레아 세이두, 블랑쉬 가르딘, 벤자민 비올레이
- 등급 : 12세 관람가
[이동진 평론가 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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