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도깨비 깃발'은 '탐정 더 비기닝'을 연출한 김정훈 감독의 영화로 강하늘, 한효주, 이광수가 의적과 해적으로, 권상우가 그들과 대립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김남길, 손예진, 유해진의 열연으로 8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했던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의 속편이다. 하지만 해적이라는 설정만 같을 뿐 1편과 2편의 이야기나 인물이 연결되지는 않는다. 새로운 영화인 셈이니 해적 1편을 보지 않고 보아도 괜찮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명절연휴 온 가족이 함께 보아도 부담 없이 재미있는 영화다. 해적들이 보물을 찾아 나서는 긴장감 넘치는 모험에 아이들도 흥미로워할 테고, 일상에 지친 어른들은 복잡한 생각은 접어두고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다. 오락영화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는 유쾌한 영화다.
줄거리
나라의 물건을 훔치다 쫓기던 의적단은 바다 위를 떠다니다가 죽기 직전 해적선에 구조된다. 자칭 고려 제일 검 의적단 두목 무치(강하늘)와 해적선의 주인 해랑(한효주)은 조선 바다에 침입한 일본 배를 소탕하던 중 고려왕실에서 사라진 보물이 숨겨진 곳을 표시한 보물지도를 발견한다.
의적과 해적은 벼락이 치고, 급류가 흐르고, 불기둥이 솟구치는 거친 바다를 지나 지도가 가리키는 보물섬으로 향한다. 하지만 보물을 찾는 자가 또 있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누구든 서슴없이 죽이는 역적 부흥수(권상우). 의적과 해적 그리고 역적, 그들 중 누가 보물을 차지할게 될 것인가.
후기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한마디로 '재미있다!'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가 있다.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이거나, 온몸의 긴장을 풀고 한바탕 깔깔 웃게 만드는 영화가 여기에 속한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후자에 해당한다. 유쾌한 친구를 만나 재미있는 무용담을 듣고 나오는 기분이 든다.
특히 이광수 배우가 연기한 막이 캐릭터가 재미있었다. 미운행동은 다하는데 이상하게 밉지 않고 정이가고 안쓰러운 캐릭터다. 이광수 배우가 예능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비슷한 캐릭터인데 그래서 더 밉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껴졌던 것 같다. 연기 변신도 좋지만 잘하는 연기를 잘하는 것, 관객들이 기대하는 연기를 기대만큼 보여 주는 것도 배우의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영화가 시작하고 배우들의 첫 대사를 듣는데 연기 톤이 어색해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만화영화? 뮤지컬? 연극? 발성이라고 해야 할지 과장되게 쿨하고 호탕한척 하는 대사 톤이 '나 지금 연기하고 있소!'라고 외치는 것 같아서 영화 세계관에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다행히 영화가 진행되고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조금씩 적응이 되었다.
중간 중간 CG가 너무 티가 난다거나 실제라면 말이 안 되는 상황인데 싶은 장면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개연성이 중요한 영화는 아니다. 시원한 모험과 액션, 깨알 유머를 위해서 눈감아 줄 수 있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복잡한 머릿속 생각 회로는 잠시 꺼두고, 걱정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2시간을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다.
[해적: 도깨비 깃발 기본정보]
- 감독 : 김정훈
- 각본 : 천성일
- 출연 : 강하늘(무치), 한효주(해랑), 이광수(막이), 권상우(부흥수), 김성오(강섭), 박지환(아귀), 채수빈(해금), 세훈(한궁)
- 등급 : 12세 관람가
- 개봉일 : 2022년 1월 26일
- 쿠키 영상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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