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하이퍼리얼리즘 직장인 재테크 소설 책이다. 소설 버전 '미생'이라고 불릴 정도로 미묘한 직장 문화,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직장인의 재테크 현실을 웃프게 보여준다.
팬데믹으로 돈의 흐름이 크게 요동치면서 주식, 부동산 투자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사회에는 투자를 안 하면 뒤쳐진다는 불안도 함께 생기고, 가만히 있다가 벼락 거지가 되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들린다.
요동치는 부동산 가격 속에서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20대 사회초년생 권 사원부터 은퇴 후 1층에 스타벅스가 있는 건물주를 꿈꾸는 50대 김 부장까지 직장인 재테크의 현실과 꿈이 담겨있다.
하지만 소설을 쓴 송희구 작가는 이 책이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권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실제 회사원인 작가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만난 선배, 후배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직장 내의 부조리와 잘못된 관행이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그리고 직장 생활, 연애, 결혼, 행복 그리고 돈에 대해 고민하는 직장인들을 묘사하며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중요한 것을 얻고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게 해 준다.
책은 1권 김 부장 편, 2권 정 대리, 권 사원 편, 3권 송 과장 편으로 총 세 권이다. 세 권을 언제 다 읽나 싶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면 해리포터 시리즈처럼 손에서 놓을 수 없다. 블로그에 연재했던 글이라 그런지 일반 소설보다 빽빽하지 않아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첫 문장
"김 부장은 모 대기업에 25년째 근무 중이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줄거리
대기업 입사부터 승진까지 탄탄대로를 걸어온 김 부장. 계획한 대로 살아온 김 부장의 인생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임원 승진 대신 공장 발령에 건물주를 꿈꾸며 충동구매(?)한 건물이 부동산 사기라니. 정신과를 찾은 김 부장은 뜻밖의 기억에서 이 모든 위기의 원인을 발견한다. 위기를 극복하고 김 부장은 행복한 인생 2막을 맞이할 수 있을까.
정 대리는 출근해서 '#바쁨 #회사원 인스타그램'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책상 사진을 SNS에 올린다. 사진 한쪽에는 외제차 키가 슬쩍 보인다(사실 이걸 찍은 거다). 명품을 사랑하고 자랑하기 바쁜 정 대리는 오늘도 친구들의 SNS를 보며 부러워한다.
꿇리지 않게 부자처럼 보이려고 소비하다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진짜 부자에서는 점점 멀어진다. 갑작스러운 사고 후 신용불량자에 건강까지 잃을 뻔한 정 대리는 SNS에서 늘 부러웠던 친구의 뜻밖의 소식을 듣고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송 과장에게 조언을 구하기 시작한다. 정 대리 정신 차릴 수 있을까.
사회초년생 권 사원은 일, 사랑, 재테크 다 잘하고 싶다. 그런데 남자 친구가 데이트는 매번 분식집에서 하면서, 게임 아이템을 사고 유튜버에게 보내는 슈퍼챗에는 몇 백만 원을 쓴다. 직장인이지만 부모님께 용돈을 받으며 정신적, 경제적으로 독립도 못하고 있다.
거기에 회사에서는 오랫동안 승진 못한 과장에게 김 부장이 인사 고과 점수를 몰아줘서 동기들 중 유일하게 진급도 누락된다. 더 오를지 내릴지 알 수 없는 부동산 시장에서 월세, 전세, 내 집 마련 어느 쪽이 현명한지도 모르겠다. 결혼, 퇴사, 부동산 권 사원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송 과장은 오늘도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새벽 할인이 되는 지하철을 타고 사무실에 제일 먼저 출근한다. 주말에는 부동산 임장을 다닌다. 송 과장에게 업무 시간은 종잣돈을 모으기 위한 시간이고, 여가 시간은 종잣돈을 불리기 위한 시간이다. 송 과장이 이렇게 치열하게 사는 이유는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싶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토지 보상으로 60억을 받은 아버지 친구분을 만났다. 아버지와 친구 분의 성실한 삶 자체는 동등한 가치를 가졌지만, 삶의 질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자신의 가족에게는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주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하지만 송 과장이 처음부터 열정적인 부동산 고수였던 것은 아니다. 십 년 전 그에게도 극단적인 선택을 할 만큼 어두운 시절이 있었다. 십 년 동안 송 과장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리뷰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의 가장 큰 매력은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다. 책을 읽다 보면 김 부장, 송 과장, 정 대리, 권 사원을 닮은 누군가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송희구 작가의 블로그에 연재될 때부터 다큐와 시트콤을 오가는듯한 이야기와 캐릭터 덕분에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웹툰,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어떤 배우가 어떤 캐릭터를 맡을지 기대된다.
꼰대로 보이지 않으려고 쿨한 척 하지만 뼛속까지 꼰대인 김 부장, SNS 폼생폼사 욜로족 정 대리, 경제관념이 다른 남자 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고민하는 권 사원 그리고 60억 보상받는 사람이 되겠다는 목표로 주말마다 부동산 임장을 다니며 부동산 고수가 된 송 과장. 이들은 각기 다른 사연을 품고 각각의 재테크 방법을 선택한다. 그리고 돈 때문에 울고, 돈 덕분에 웃는다.
인상 깊은 구절
1. 김 부장 편
김 부장은 여러 가지로 우울하다. 김 부장을 우울하게 만든 사람은 없지만 스스로 우울감에 빠진다. 남과 비교하면서 우월감과 동시에 기쁨을 느끼며 살았던 김 부장이 이제는 남과의 비교로 우울하다. (p63)
"회사 생활 오래 하면서 느낀 건데 말이야.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배우려는 사람이냐,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냐, 이 둘의 차이는 엄청난 거야.
배우려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어. 그런데 자기가 우월하다고 믿는 사람은 스스로를 더 고립시킬 뿐이야. 결국 혼자 남는 거지." (p126)
2. 정 대리, 권 사원 편
"정 대리, 어릴 때 부모님이 남들하고 비교하면 어땠어?"
"진짜 싫었죠. 그건 왜요?"
"남들과 비교당하는 거 싫어했으면서 왜 지금은 본인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
내가 보기엔 정 대리가 부족한 게 하나도 없어." (p266)
"쾌락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현재의 쾌락 때문에 정 대리의 목표인 트리마제와 페라리 콤보세트가 멀어지고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서. 나 같으면 어떻게 돈 벌어서 그 환상적인 콤보세트를 사 먹을지 고민하겠어."
"그래도 인생은 한 번 뿐이잖아요. 화끈하게 살아야죠."
"인생은 한 번 뿐이라고? 잘 들어, 정대리.
죽는 순간이 단 한 번 뿐이지 우리 인생은 매일매일이야." (p270)
3. 송 과장 편
"뉴스를 보고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움츠러드는 사람은 평소에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지." (p237)
"어차피 집도 못 사는 데 있는 돈 주식에 전부 넣을까 봐."
동기는 지금 초조하다. 뒤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뒤처질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하는 선택은 투자뿐만 아니라 다른 선택의 결과도 좋지 않다.
주변의 변화에 흔들린다면 인생의 주도권은 자신에게 있지 않다.
"기다려. 기회는 오게 되어 있어." (p295)
"자는 사람은 흔들어서 깨우면 되는데 자는 척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흔들어도 일어나지 않아." (p330)
- 작가 : 송희구
- 출판 : 서삼독
- 출간 : 2021년 8월 25일
[직장인 대리만족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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