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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뉴욕 다이어리 줄거리 후기 | 하루 15분 글을 쓰세요!

by 해봄. 2021. 12. 15.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에서 특별한 작가의 삶을 꿈꾸며 뉴욕에 온 조안나는 작가 에이전시에서 조수로 일한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J.D. 샐린저에게 온 팬레터를 대신 읽고 파쇄하는데 마음속에서 자꾸 불편한 질문이 들린다.

 

  '제 편지를 전하긴 했나요? 왜 남의 편지를 당신이 읽나요?' 어느 날은 샐린저가 조안나에게 묻는다. '조안나, 당신은 작가인가요?' 조안나는 혼란스럽다. '나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 줄거리

  작가를 꿈꾸며 뉴욕으로 온 조안나는 생활비를 벌기위해 작가 에이전시 사장 마가렛의 조수로 입사한다. 조안나의 첫 업무는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유명한 작가 J.D. 샐린저에게 온 팬레터를 대신 읽고 답장하는 일이다. 편지 유형별로 정해진 양식에 따라 기계적으로 답장을 하고 팬레터를 파쇄하면 된다.

 

  일자리도, 관심사가 비슷한 소설 쓰는 남자친구도 생겼지만 조안나는 왠지 뭔가 잘못되고 있는 기분이다. 작품에 대한 감상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사연,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깊은 감정까지 털어놓은 편지를 읽고 파쇄하면서 조안나는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러다 기계적인 답장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답장을 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어느 날 회사로 화가 난 샐린저의 팬이 조안나를 찾아온다. 손에는 조안나가 몰래 쓴 답장이 들려있다. 그리고 사장님의 부재중에 온 샐린저의 전화를 받는데 갑자기 샐린저가 묻는다. '조안나, 당신은 작가인가요? 글을 쓰나요?'

 

  조안나는 작가 에이전시에서 일하며 마음이 불편했던 이유를 이제 알 것만 같다. 더 이상 주위를 맴돌지 않고 자기 마음의 중심에 서야겠다고 결심한다. 조안나는 어떤 답을 찾게 될까.

 

마이 뉴욕 다이어리 (My Salinger Year) 후기

 

1. "너는 글을 쓰고 싶다면서 다른 작가들이나 돕고 있지. 이러려고 온 거야?"

  작가 에이전시 일을 하느라 정작 자기 글은 쓰지 않고 있는 조안나에게 친구가 묻는다. 처음 작가 에이전시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는 사무실 벽을 가득 채운 책과 에이전시에 소속된 유명 작가들 덕분에 작가라는 꿈에 가까이 온 것 같았다. 조안나도 곧 그들처럼 책을 내고 작가가 될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다.

 

  하지만 유명한 작가를 잘 안다고 해서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모두 분석한다고 세계적인 감독이 되지는 않는다. 윤여정 배우의 작품을 모두 본다고 아카데미 수상 배우가 되지는 않는다.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매일 듣는다고 세계적인 가수가 되지는 않는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매주 챙겨본다고 요식업계의 샛별이 되지는 않는다. 직접 글을 쓰고, 영화를 찍고, 연기를 하고, 노래를 하고, 요리를 해야 한다.

 

  그런데 너무도 당연한 길을 알면서도 이상하게도 조안나처럼 주변을 맴돌기만 할 때가 있다. 영화에서 조안나가 이렇게 망설이고 미루는 모습을 잘 보여주는 두 장면이 있다. 뉴욕에 오면서 헤어지자고 한 남자 친구에게서 편지가 오지만 조안나는 첫 구절만 읽고 더 이상 읽지 않는다. 그리고 샐린저 작가의 일을 담당하면서도 샐린저의 작품을 하나도 읽지 않는다.

 

  조안나는 겁이 났던 게 아닐까. 그래서 시간을 끌며 외면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편지 속에 담긴 남자친구의 반응이, 샐린저의 작품을 읽은 후 샐린저 팬들의 팬레터를 파쇄하는 자신이 겪게 될 마음의 변화에 자신이 없어서 정면으로 마주하길 피한 걸지도 모른다.

 

  작가라는 꿈도 그렇다. 조안나는 작가를 꿈꾸지만 동경하는 작가들처럼 될 수 있다는 확신은 없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커서 시작이 더 힘들어진다. 자기는 한 글자도 못쓰고 있는데 새로 사귄 남자 친구는 어느새 소설을 한 편 완성했다.

 

  축하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심술이 난다. 그건 사실 남자 친구가 아닌 조안나 자신에게 내는 심술이다. 친구의 말이 맞다. 피하고 싶었던 질문을 결국 스스로 할 수밖에 없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서 너 지금 뭘 하고 있는 거니?'

 

2. "당신은 작가죠? 그럼 글을 쓰세요!"

  '마이 뉴욕 다이어리'를 보면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떠오른다. 저널리스트를 꿈꾸지만 패션 매거진 회사에 비서로 입사한 '앤드리아'(앤 해서웨이)가 악마 같이 까칠한 보스 '미란다'(메릴 스트립)를 만나 성장하는 이야기가 닮아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영어 제목 'My Salinger Year'처럼 조안나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 상사인 마가렛 보다는 작가 샐린저와 그의 팬들이라는 점이다.

 

  은둔 작가라는 이미지처럼 영화 속에서 샐린저의 얼굴은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는다. 주로 전화통화 속 목소리로 등장한다. 하지만 짧은 통화의 영향력은 조안나의 일상을 흔든다. 안부인사, 날씨 이야기만 주고받던 샐린저가 어느 날 조안나에게 말한다.

 

  "조안나, 당신은 작가죠?
그럼 쓰세요!"

 

사실 조안나는 학생 공모전에 시로 등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스로를 작가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가 없다. 에이전시 일을 하며 시를 쓰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샐린저는 전화를 받는 일에 매달리지 말고 아침에 15분이라도 매일 글을 써야한다고 당부한다.

 

  조안나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뉴욕에 온 날을 기억한다. 영화에서 그날의 조안나와 지금의 조안나가 교차하는 연출이 있는데 아마도 초심을 찾는 의미가 아닐까. 조안나는 진짜로 원하는 것,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용기 내어 정면 돌파하기로 결심한다.

 

유명한 작가들이 가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아무리 그들 가까이에 있어도 결국 스스로 글을 쓰지 않으면 작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에서 하루에 15분이라도 매일 글을 쓰라는 샐린저의 조언은 작가가 아닌 어떤 꿈을 가진 이에게도 응원이 될 것이다. 빛나는 꿈을 한 번에 짠 이루면 좋겠지만 세상에 그런 방법은 없다. 없는 비법만 찾다가는 꿈의 주변만 맴돌다 시간만 흘러가 버릴지도 모른다.

 

당신의 꿈이 작가라면 글을 쓰세요.

당신의 꿈이 가수라면 노래하세요.

당신의 꿈이 무엇이든 바로 그것을 하세요.   

 

마이 뉴욕 다이어리 정보

  • 감독 : 필리프 팔라도
  • 출연 : 시고니 위버(마가렛), 마가렛 퀄리(조안나) 
  • 개봉 : 2021년 12년 9일
  • 등급 : 12세 관람가
  • 쿠키 영상 : 없음
  •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 다시보기 : 쿠팡플레이  /  웨이브

 

꿈꾸는 이들에게 보내는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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