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즈 앤 올 (BONES AND ALL)은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다시 만나 작업한 영화다. 오프닝부터 결말까지 충격적인 공포영화지만 동시에 애틋하고 아픈 사랑과 성장 이야기다.
"끝내 하나가 되려는
참혹하고도 숭고한 사랑이
핏빛 낭만으로 일렁인다."
- 이동진 평론가 한줄평
본즈 앤 올 줄거리
남들과 다른 '식성'때문에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고 도망치며 살던 매런은 18살이 된 후 아버지에게도 버림받는다. 아버지는 출생신고서와 약간의 돈 그리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담은 녹음테이프를 남겼다.
출생신고서에는 태어나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엄마 고향 주소가 적혀있었다. 매런은 엄마를 찾으면 남다른 식성 때문에 생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 길을 나선다.
엄마를 찾아가는 길에서 매런은 처음으로 자신과 같은 식성을 가진 소년 '리'를 만난다. 자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줘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 리에게 매런은 자꾸 마음이 간다. 첫사랑이었다.
하지만 함께하기에는 장애물이 많다. 두 사람의 위험하고 비밀스러운 식성, 그리고 매런에게 집착하는 또 다른 이터(eater) 설리의 등장. 매런은 엄마를 찾을 수 있을까. 엄마를 만나면 매런의 문제는 해결될까. 매런과 리는 보통 연인들처럼 평범한 삶을 함께 할 수 있을까.
이동진 평론가 CGV 언택트톡 (스포 있음!)
CGV 언택트톡은 영화가 끝난 후 미리 녹화된 이동진 평론가의 해설 영상이 나오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 원작 소설 vs 영화
영화 '본즈 앤 올'은 카미유 드 안젤리스가 쓴 소설이 원작이다. 각본가가 각색 과정에서 몇몇 설정과 결말을 바꾸었다. 소설에서는 엄마와 살던 매런이 아빠를 찾아 나서지만 영화는 반대다. 동성애, 캐릭터의 인종이 바뀌는 설정도 추가되었다. 이런 뒤섞임은 여러 측면에서 매런이 경계에 있는 인물임을 느끼게 해 준다.
- 매런과 리의 남다른 식성
매런과 리는 '식인' 즉 사람을 먹는다. 식인이라는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설정은 무엇을 의미할까. 일단 보이는 그대로 특이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은유로도 해석 가능하다. 식인은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 혹은 결점을 상징할 수 있고, 10대의 섭식장애로 해석할 수도 있다. 사랑의 딜레마를 은유한다고 볼 수도 있다. 사랑하지만 상대를 다치게 할 것 같아서 혹은 내가 다칠 것 같아서 두려워하는 마음을 식인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즈 앤 올 후기
영화 본즈 앤 올 (BONES AND ALL)은 오프닝에서 10대 소녀들의 설레는 파자마 파티 중 매런이 충격적인 식인 행동을 하면서 순식간에 공포영화임을 밝힌다. 바로 다음 까만 스크린에 뜨는 영화 제목 BONES AND ALL이 달리 보인다. 진짜 뼈까지 전부 먹는다는 뜻일 줄이야.
영화는 매런(테일러 러셀)과 리(티모시 샬라메)의 사랑과 성장이 주요 이야기다. 그런데 설리(마크 라이런스)라는 할아버지 캐릭터가 자꾸 등장한다. 왜 자꾸 나타나는 거지? 게다가 매런의 대사처럼 왜 소름 끼치게 자기를 '설리'라고 3인칭으로 말하는 거야.
언택트톡에서 이동진 평론가의 해석을 듣고 설리가 왜 필요한 캐릭터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설리는 매런에게 일종의 유사 아버지 캐릭터였다.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기는 하지만 아버지 같은 남자 어른이다.
진짜 아버지는 매런이 자고 있는 동안 도망갔기 때문에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매런은 아버지와의 관계를 매듭짓지 못했다. 설리에게 작별을 고함으로써 매런은 아버지와의 관계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에게서 진짜 독립한다.
본즈 앤 올은 충격적인 공포영화지만 한편으로는 애틋한 성장 영화다. 매런은 설리를 만나 아버지와의 관계를 매듭짓고, 리의 소중함도 알게 되며 성장한다. 리도 매런을 만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새로운 삶의 희망을 품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설리는 끝까지 성장하지 못하고 비극을 자초한다. 자기를 3인칭으로 말하는 건 아마도 몸은 노인이 되었지만 정신은 성장하지 못한 어린아이에 갇혀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출인 듯하다.
언택트톡에서 이동진 평론가는 본즈 앤 올은 집 이야기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영화에서 매런이 사건을 겪으며 계속 다른 집에서 머물기 때문이다. 마지막 집을 깨끗이 치우고 매런은 어디로 갔을까. 지금은 어떤 집에서 살고 있을까.
- 감독 : 루카 구아다니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 출연 : 테일러 러셀(매런), 티모시 샬라메(리), 마크 라이런스(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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