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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영화 줄거리 후기 | 슬픔을 극복하는 방법

by 해봄. 2022. 12. 7.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이치조 미사키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영화 제목이 길고 아리송해서 입에 잘 붙지 않았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의미를 알고 나니 영화를 가장 잘 설명하는 제목이었다.

 

  영화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소녀 마오리와 다정한 소년 토루의 사랑 이야기다. 선행성 기억상실증은 뇌의 일부가 손상되어 새로 겪는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병이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줄거리

  마오리는 교통사고로 선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사고 후 새로 생긴 기억은 자고 일어나면 모두 사라져 버린다. 마오리의 병은 가족과 가장 친한 친구 이즈미만 알고 있다. 마오리는 남들에게 들키지 않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연결하기 위해 매일 꼼꼼하게 일기를 쓴다.

 

   "나랑 사귈래?" 어느 날 토루라는 소년이 마오리에게 물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도 아닌 토루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마오리는 당황했지만 좋다고 답한다.

 

  토루와 마오리의 연애가 시작되고 마오리의 병을 아는 친구 이즈미는 걱정한다. 그러던 어느 날 걱정하던 일이 결국 일어난다. 토루에게 마오리의 병을 들키고 만다. 미안해하는 마오리를 달래며 토루는 한 가지 제안을 한다. 토루는 기억하고 마오리는 기억하지 못할 슬프고도 아름다운 제안. 다음 날 마오리와 토루는 어떤 기억으로 만나게 될까. 

 

영화 후기 슬픔을 극복하는 방법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슬픔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고인 물이 썩는 것처럼, 감정도 억제하고 가두면 곯는다. 그래서 슬픔을 극복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먼저 충분히 슬퍼하는 것이다.

 

  마오리는 아침마다 눈을 뜨면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한다. 하지만 어제까지 열심히 살며 오늘의 나를 위해 쓴 일기를 보며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일의 나를 위해 기록하며 오늘을 열심히 살아보기로 한다.

 

  토루 가족은 사랑했던 엄마를 갑자기 잃는다. 엄마 빈자리를 대신하려 애쓰던 누나는 틈틈이 글을 쓰며 충분히 슬퍼하고, 같은 슬픔을 겪은 사람들을 위로하며 삶의 다음 장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아버지는 슬픔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 담담한 척했지만 사실 엄마가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무서워서 도망치고 있었다. 그래서 제대로 슬퍼할 용기조차 내지 못하고 자기 연민에 빠져있다.

 

  토루는 시련에도 포기하지 않고 자기만의 방법을 찾으며 오늘을 살아가는 누나와 마오리는 보며 슬픔을 흘려보낼 용기를 낸다. 아버지에게도 더 이상 도망치지 말고 충분히 슬퍼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엄마가 없는 오늘도 포기하지 말고 용기 내어 살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나는 오늘의 마오리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다짐한다.

 

  영화 속 인물들은 이렇게 함께 슬퍼하고 격려하며 슬픔을 극복한다. 그런데 온전히 혼자서 슬픔을 감당하고 있어서 마음이 쓰이는 사람이 있다. 바로 마오리의 친구 이즈미다.

 

  이즈미는 마오리의 비밀도 토루의 비밀도 혼자 지키고 책임지느라 제대로 슬퍼하지도 위로 받지도 못한다. 더 힘든 친구들을 챙기느라 자기 마음에 난 상처는 미처 살피지도 못한다.

 

  이치조 미사키 작가도 이즈미가 마음에 걸렸던 걸까.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스핀오프로 이즈미 이야기를 담은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도 책으로 만들어졌다. 이즈미도 충분히 슬퍼하고 위로받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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