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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벨파스트 줄거리 후기 이동진 GV

by 해봄. 2022. 3. 24.

  영화 벨파스트 GV는 이동진 평론가와 'FM 영화음악 김세윤입니다'의 김세윤 작가가 함께했다. 이 작품은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에서 1960년대 있었던 종교 분쟁을 9살 소년 버디의 시선으로 그린 흑백영화다. 가족 사랑이 영화 전체에 깔려있어서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아이들까지 온 가족이 함께 보아도 좋은 따뜻한 영화다.

 

  케네스 브래너 감독은 2020년 3월 팬데믹으로 영국이 락다운되면서 이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분리와 이별 경험에서 감독은 50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그래서 영화는 아빠, 엄마 손을 잡고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9살 소년이 60대 영화감독이 되어 어린 시절로 보내는 러브레터 같다.

 

  전쟁놀이를 하며 뛰어다녔던 골목, 짝사랑했던 소녀, 어디를 가도 소년을 알아봐주던 마을 사람들에게 보내는 그리움, 고마움 그리고 미안함이 묻어난다. 따뜻한 흑백 화면은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추억을 아름답게 감싸준다. 순수한 9살 아이의 시선과 따뜻한 흑백 화면 덕분에 영화는 슬픈 역사를 다룸에도 사랑스럽다.

 

벨파스트 줄거리

  9살 버디는 쓰레기통 뚜껑 방패와 나무칼을 들고 불을 뿜는 용을 잡겠다며 골목을 뛰어다닌다. 그런데 어디선가 진짜 불이 뿜어져 나온다. 화염병이었다. 1969년 8월 15일 평화롭던 골목이 개신교와 천주교로 갈라진 어른들의 싸움터로 변해버렸다.

 

  그날 이후 마을 사람들은 예민해졌고 엄마, 아빠는 싸움이 잦아졌다. 아빠는 정원이 딸린 집도 주고 연봉도 더 높은 일자리를 제안 받았다며 안전한 영국으로 가자고 엄마를 설득한다.

 

  하지만 버디는 짝사랑하는 여자 친구가 있고, 학교 마치고 놀러갈 수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집이 있는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다. 사랑하는 모든 것이 있는 벨파스트를 정말 떠나야 하나요? 왜 떠나야 하나요? 9살 버디는 어른들의 세계가 어렵다. 

 

벨파스트 이동진 GV 후기

  벨파스트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심오한 해석을 하느라 머리를 싸맬 필요가 없다. 덕분에 이동진 평론가와 김세윤 작가의 수다를 들으며 편안하게 GV를 즐길 수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10살 소년 조조의 시선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표현한 영화 '조조 래빗'이 생각났다. 무거운 주제를 아이의 시선으로 유머러스하고 감동적으로 표현한 점이 닮았기 때문이다.

 

  김세윤 작가도 '조조래빗'과 흑백영화인 '로마'가 떠올랐다고 한다. 이동진 평론가는 윤여정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영화 '미나리'의 프리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미나리가 새로운 곳에 정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라면, 벨파스트는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그 전 이야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화는 시작과 끝에 현재 벨파스트 풍경을 보여주는 장면 외에는 모두 흑백이다. 그런데 컬러로 나오는 몇 장면이 있다. 버디가 가족들과 함께 영화관에 가서 보는 영화는 모두 컬러로 나온다. 9살 버디에게 영화 보는 순간이 얼마나 경이롭고 행복했는지 색깔이 표현해준다. 아마도 그때 본 영화들이 케네스 브래너를 영화감독으로 만들어 주지 않았을까.

 

  영화 개봉 후 평범한 부부라기에는 엄마, 아빠가 지나치게 멋진 것 아니냐는 장난 섞인 질문도 있었다고 한다. 엄마, 아빠가 나오는 장면들이 흑백으로 찍은 화보처럼 멋지긴 했다. (참고로 아빠 역을 맡은 제이미 도넌은 영화 '50가지 그림자'의 남자 주인공, 캘빈 클라인 모델로 큰 인기를 끌었다) 감독은 9살 버디의 눈에 엄마, 아빠는 우상 같은 존재로 세상에서 제일 멋져 보였기 때문에 설득력 있는 캐스팅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아무리 멀리 간다 해도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것이 있다' 9살 소년에서 60세 어른이 되어도 그리운 고향, 누군가를 두고 떠나야 했던 미안함, 마치 달나라에 가는 것처럼 멀고 두렵게 느껴졌던 이주 기억은 잊히지 못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차별과 폭력이 일어나고 있다. 영원히 잊을 수 없을지도 모를 아픈 기억이 누군가에게 새겨지고 있다. 그중에는 버디처럼 어린아이들도 있다. 누구도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 누구도 가족의 고향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 누구도 나쁜 기억을 심어줄 권리는 없다. 

  • 감독 : 케네스 브래너
  • 출연 : 주드 힐(버디), 케이트리오나 발피(엄마), 제이미 도넌(아빠), 주디 덴치(할머니), 시아란 힌즈(할아버지)
  • 등급 : 12세 관람가
  • 쿠키 영상 : 없음
  • 영화 <벨파스트> 보러가기

 

[이동진 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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