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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줄거리 리뷰 | 밀리의 서재 오디오 드라마 (오연서, 이수혁)

by 해봄. 2022. 10. 18.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조용한 휴남동 골목에 서점이 생기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오연서, 이수혁 주연의 오디오 드라마도 만들어졌다. 밀리의 서재, 지니뮤직 플랫폼에서 들을 수 있다.

 

  황보름 작가는 딱 세 가지 아이디어만 가지고 소설을 시작했다고 한다. 첫째, 서점 첫 글자는 쉴 휴(休)로 시작할 것. 둘째, 서점 대표는 영주. 셋째, 바리스타는 민준. 구체적인 줄거리는 정하지 않았지만 영화 '카모메 식당', '리틀 포레스트' 같은 분위기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나갔다고 한다.

 

  책과 커피 그리고 크고 작은 상처와 희망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 카모메 식당과 리틀 포레스트의 시골집처럼 휴남동 서점은 몸도 마음도 무장해제하고 쉴 수 있는 안전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느껴진다.

 

  열심히 살다 번아웃이 온 사람, 어디를 향해 달려가야 할지 인생의 방향을 잃은 사람, 상처를 치유할 안전 공간이 필요한 사람 그리고 책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위로와 친구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오픈 시간을 잘못 알고 온 손님이 서점 밖을 서성이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줄거리

 

  휴남동 가정집들 사이에 휴남동 서점이 문을 열었다. 그런데 서점 사장이 좀 이상하다. 나사 하나 풀린 것처럼 종일 멍하니 앉아있다. 종종 눈물도 흘린다. 눈물 바람으로 손님을 맞이하기도 한다.

 

  서점 사장 영주는 눈물의 이유를 알고 있다. 이유는 그대로지만 영주는 어느 날부터 더 이상 울지 않았다. 대신 열렬히 책을 읽었다. 하루 세끼 밥을 챙겨 먹듯 매일 책을 읽으며 영주의 마음도 점점 튼튼해졌다.

 

  서점 사장이 정신을 차리자 서점도 달라졌다. 동네 사람들은 물론이고 멀리서도 사람들이 찾아왔다. 독서클럽, 강연회, 글쓰기 수업이 열리고 단골손님도 생기기 시작한다.

 

  바리스타 민준, 엄마들의 독서클럽장 민철 엄마 희주, 고등학생 민철이, 현승우 작가, 뜨개질하는 정서, 원두 사장 지미. 영주 혼자 우두커니 앉아있던 휴남동 서점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휴남동 서점은 그들의 고민, 상처, 희망이 함께하는 공간이 되어간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리뷰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읽다 보면 휴남동 서점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는 손님이 된 것 같다. 책 소개 문구를 고민하고 북토크 질문을 준비하는 영주가 보이고, 민철 엄마의 수다 소리가 들리고, 바리스타 민준이 내린 커피 향이 나는 것 같은 기분 좋은 착각이 든다.

 

  휴남동 서점은 고요한 치유의 공간이다. 누구도 힘내라고 파이팅을 외치치도 않고, 얼른 정신을 차리라고 재촉하지도 않는다. 책처럼 조용히 자리를 지키며 마음이 열릴 때까지 기다려 준다.

 

  서점에 온 사람들은 스스로 알게 된다.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그리고 변화한다. 사장 영주는 더 이상 과거 때문에 울지 않는다. 바리스타 민준은 자기만의 성공한 삶의 정의를 내린다. 현승우 작가는 감정에 솔직해지려 용기를 낸다.

 

  그들의 변화를 응원하고 흐뭇하게 지켜보면서 만약 휴남동 서점에 간다면 나는 어떤 손님이 될까,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인상 깊은 구절

 

“병자였는데 병자처럼 굴면 안 되니까 더 힘들었던 거지. 아픈 걸 말하지 못하는 게 억울해서 밤마다 울었어. 만약 그때 나도 영주 사장처럼 맥없이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어. 그러면 조금 더 빨리 울음을 그칠 수 있었을 거야. 나 정말 오래 울었어. 울고 싶을 땐 울어야 해. 마음이 울 땐 울어야 한다고, 참다 보면 더디게 나아.” (p16)

 

제 문제에 깊이 함몰돼있는 사람은 제아무리 이타적인 사람일지라도 결국 타인에게 무심해질 수밖에 없다. (p113)

 

“주변 사람들. 내가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하고 있을 때 주변 사람들도 정말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해줬거든. 내가 말하지 않는데도 눈치챘다는 듯 괜히 호들갑 떨며 위로나 걱정의 말을 건네는 사람이 없었어. 있는 그대로의 나를 그냥 받아들이는 느낌이었어. 그러니까 애써 나를 부연 설명하거나 지금의 나를 거부하지 않게 됐던 것 같아.” (p325)

 

“나는 네가 생각하는 사람인 게 참 좋아. 그런데 생각이란 게 가끔은 사람을 참 별로로 만들기도 하더라. 너 같은 애들은 꼭 마음보다 생각을 앞세우니까. 그러면서 마음은 모르겠다고 해. 실은 알고 있으면서.” (p338)

 

밀리의 서재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밀리의 서재에서 오디오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황보름 작가의 원작 소설은 서점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 휴머니즘에 포커스를 뒀다면, 오디오 드라마는 로맨스에 더 무게를 싣는 각색을 했다고 한다.

 

  서점 주인 이영주는 오연서, 스타 작가 현승우는 이수혁이 맡았다. 이번 오디오 드라마의 독특한 점은 AI의 참여다. 등장인물 19명 중 8명의 목소리는 AI가 연기했다. 드라마 주제곡 테이의 '같은 베개'도 AI가 원곡을 드라마 분위기에 맞게 편곡했다고 한다.

 

  소설과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지니뮤직 플랫폼과 밀리의 서재에서 들을 수 있다.

 

[가보고 싶은 힐링공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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