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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책방

하쿠다 사진관 줄거리 리뷰 윌라 오디오북 | 제주 그리고 사람을 사랑하게 만드는 소설

by 해봄. 2022. 10. 13.

  하쿠다 사진관은 어린 시절 제주에 살았던 허태연 작가가 정 많고 강인한 제주 사람들, 아름답고 따뜻한 제주의 여름을 회상하며 쓴 장편소설이다.

 

  '하쿠다'는 제주 방언으로 '하겠다'는 뜻이다. 소설 속 사진관 사장 석영은 어떤 사진이든 열심히 찍겠습니다는 뜻으로 '하쿠다 사진관'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제주 대왕물꾸럭 마을에 자리 잡은 하쿠다 사진관에 직원 제비, 사진을 찍으려는 손님, 마을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유쾌하고 때로는 아픈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물꾸럭은 제주방언으로 문어를 뜻한다)

 

  세상에 나쁜 일과 나쁜 사람만 있는 것 같을 때, 모든 불행이 나에게만 온 것 같을 때, 지쳐서 포기하고 싶을 때 제주 대왕물꾸럭마을 하쿠다 사진관을 찾는다면 포근한 위로와 든든한 격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쿠다 사진관은 제주 그리고 사람을 사랑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당신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남겨드리쿠다.
하쿠다 사진관에서
잠시라도 쉬멍 갑써."

 

하쿠다 사진관 줄거리

 

  '남의 행복을 지켜보는 건 정말 지루해. 난 언제쯤 내 삶의 주인공이 될까?'

  사진관 보조로 일하며 사진을 찍으러 온 아기와 젊은 부부를 볼 때마다 제비는 우울했다. 그러다 우연히 광고판에서 화려한 제주 사진을 보고 제주도 한 달살이를 떠난다.

 

  여행 후 서울로 돌아와 다시 취업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여행 마지막 날 사고로 비행기 표와 신용카드가 든 휴대폰이 바다에 빠져버린다. 길을 헤매다가 대왕물꾸럭마을에 들어서고 벼랑 위 '하쿠다 사진관'을 발견한다.

 

  사장 석영은 마침 직원을 구하고 있었다. 다시는 사진관에서 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서울에 가도 반겨줄 이도 돌아갈 집도 없는 제비는 석영의 사진관에서 일하기로 한다.

 

  하쿠다 사진관에는 어떤 손님들이 찾아올까. 두 사람은 어떤 사진을 찍게 될까. 제비와 석영은 몰랐다. 사진관을 찾은 손님들로 인해 두 사람이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

 

윌라 오디오북 하쿠다 사진관 리뷰

  윌라 오디오북 하쿠다 사진관은 마치 라디오 드라마를 듣는 것 같다. 제주방언을 표준어로 다시 읽어주는 부분들은 눈으로 종이책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실감나는 제주 방언과 성우의 감정 실린 목소리 연기가 이야기를 더 생동감있게 만들어 준다.  

 

  하쿠다 사진관을 찾아온 여고 동창 50대 라이더들, 힙한 웨딩 촬영을 주문한 예비부부, 보이지 않는 사진을 찍으러 온 혜용이네 가족, 취업과 인생 고민에 지친 20대 청춘들은 찬란한 순간을 사진에 담아 갔다. 그리고 석영과 제비에게 추억과 사연을 남겨줬다.

 

  석영은 손님들이 촬영 중에 다투거나, 울거나, 피곤해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담아서 상영회 때 보여줬다. 나중에 보면 추억이 될 거라며.

 

  "즐거운 사진만 있으면 감각이 무뎌져요. 이런 사진이 중간중간 있으면 아이의 웃는 얼굴이 소중해집니다."

 

  다투고 슬퍼하고 눈물짓는 사진들은 즐거운 사진이 얼마나 소중한지 기억하게 해 준다. 인생도 사진과 닮았다. 인생에 행복한 순간만 있을 수는 없다. 행복해 보이는 손님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힘든 시간들이 있었다. 그래서 행복한 순간이 더 감사하다. 하쿠다 사진관을 찾은 손님들의 이야기는 그 사실을 일깨워준다.

 

  소설 속 대왕물꾸럭마을은 아름다운 풍경과 매력적인 마을 사람들이 머릿속에 그려져서 제주도에 진짜 있을 것만 같다. 특히 유나브레드가 있다면 꼭 방문해보고 싶다.

 

  효재가 좋아하는 팥 소가 든 문어빵, 박사 손님의 아이디어로 만든 사구케이크, 초콜릿으로 만든 하쿠다 사진관 모형이 올라간 주상절리 케이크는 어떤 맛일까. 

 

하쿠다 사진관 인상 깊은 구절

 

살아 보니 그렇더라.
뭔가를 위해 무슨 일을 하다 보면
계속하다 보면
그게 언젠가 너를 구하는 거야

 

너처럼 똑똑한 애들일수록 더 깊이 생각해야지.
자기 결핍을 메꾸려는 똑똑이들처럼 무서운 인간도 없어.
이걸 기억해.
네 구멍을 메꾸려고 남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너 자신을 소진해서도 안 돼.
내 말은, 무의미하게 소진해서는 안 된다는 거야.

 

어떤 때 어떤 일을 용서할 수 없다고 해서,
다른 때 다른 일로 사랑할 수 없는 건, 
그런 건 아니라는 거야.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살지만, 때때로 서로를 돌보고 있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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