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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네트 | 레오 카락스 감독, 이동진 평론가 언택트톡 GV 후기

by 해봄. 2021. 11. 3.

영화 아네트 줄거리

  레오 카락스 감독의 영화 '아네트'는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나쁜 아빠의 이야기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아담 드라이버)와 오페라 가수 안(마리옹 꼬띠아르)은 사랑에 빠진다. 결혼해 사랑스러운 딸 아네트도 낳는다. 하지만 이들의 결혼 생활에 점점 균열이 생긴다.

 

  결혼 후에도 오페라 가수로 승승장구 하는 아내 안과 달리 코미디언인 남편 헨리의 인기는 시들해진다. 헨리가 보지 않으려고 눌러오던 마음속 깊은 곳의 질투, 두려움, 자기혐오, 분노가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헨리와 안, 딸 아네트는 영화 '아네트' 포스터처럼 검푸른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다 한 가운데서 춤추는 듯한 위태로운 가족이 된다. 폭풍이 지나간 후 이 가족은 어떻게 될까? 헨리는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영화 아네트 관람 포인트 셋        

 

1. 모든 대사를 노래하는 뮤지컬 영화

 

  뮤지컬 영화인 '아네트'는 미국 밴드 스팍스(SPARKS) 론 마엘, 러셀 마엘 형제가 레오 카락스 감독에게 보내준 음악과 시나리오에서 시작되었다. 모든 대사가 노래로 표현된다.

 

  후반 작업을 좋아하지 않는 감독 때문에 아담 드라이버, 마리옹 꼬띠아르를 비롯한 배우들이 현장에서 라이브로 노래하며 연기했다고 한다. 레오 까락스 감독은 완벽하지 않더라도 연기하며 라이브로 노래하는 것이 더 자유롭고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했다.  

 

2. 인형 아네트

 

  영화에서 헨리와 안의 딸인 아네트는 태어나는 장면에서부터 줄곧 인형으로 등장한다. 아네트를 인형으로 표현한 것은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레오 까락스 감독은 설명했다. 

 

  아네트가 노래하는 장면이 필요한데 아기가 직접 노래를 할 수는 없고, CG를 써서 후반 작업을 하는 것은 감독의 스타일도 아니고 배우들이 감정연기를 하는데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인형을 택했다고 한다.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었지만 아기 아네트가 인형으로 등장하면서 영화에 묘하고 독특한 분위기를 더하는 효과도 있었다. 아빠 헨리의 의도대로 노래해야 하는 아기 아네트의 상황이 꼭두각시 인형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3. 불안하고 위태로운 캐릭터

 

  영화 '아네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사랑을 노래하지만 늘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인다. 헨리, 안. 아네트 그리고 사이먼 헬버그가 맡은 지휘자 역할까지도. 이 캐릭터와 배우들의 연기력이 영화를 긴장감 있게 끌고 간다.

 

  그 중 헨리의 불안은 결국 자신과 주변을 파괴한다. 자기 연민에 빠져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나쁜 아빠가 될까 봐 불안해하면서 좋은 아빠가 될 노력은 하지 않는다. 결국 딸 아네트로부터 가장 아픈 벌을 받게 된다.              

 

결말을 감싸주는 쿠키영상

  영화 '아네트'는 엔딩 크레딧 뒤에 쿠키영상이 있다. 슬프고 아픈 결말에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던 관객들에게 감독, 배우, 스텝들이 등불을 들고 나와 노래하며 인사를 건넨다. 뮤지컬 영화다운 마무리다. 

 

  '아네트'는 프롤로그, 에필로그처럼 감독과 배우들이 등장해 영화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흥미로운 구성을 보여줬다. 관객들이 영화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가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친절하게 시간을 준다. 쿠키영상이 없었다면 마음이 쓰이는 결말 때문에 무거운 마음으로 극장을 떠났을 것 같다.      

 

  레오 까락스 감독은 쿠키영상으로 나온 엔딩에 특별한 의도는 없다고 했다. 다만 엔딩 노래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어서 노래와 함께 마지막으로 인사하는 장면을 넣고 싶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숲을 좋아해서 숲을 배경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Have a good life. See you soon!" (행복한 삶을 사시고 또 뵙죠!) 레오 카락스 감독도 영화처럼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그 후 영화 '아네트'에 대한 이동진 평론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조금 더 이어진 후 언택트톡 GV도 마무리되었다.          

 

  • 감독 : 레오 카락스
  • 출연 : 아담 드라이버(헨리), 마리옹 꼬띠아르(안), 사이몬 헬버그(반주자/지휘자) 
  • 번역 : 황석희

[뮤지컬 영화]

 

[이동진 평론가 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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