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욤 브락 감독과 이동진 평론가가 함께한 프랑스 코미디 영화 '다함께 여름!' GV에서는 영화보다(?) 흥미진진한 영화 뒷이야기가 가득했다. 얼마 전 있었던 영화 '쁘띠 마망'의 셀린 시아마 감독과의 GV는 코로나로 인해 프랑스와 한국을 연결해 비대면으로 열렸는데 기욤 브락 감독은 직접 한국을 방문했다.
한 시간 정도 진행된 기욤 브락 감독과 이동진 평론가의 GV에서는 영화를 볼 때는 알 수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이것이 영화가 끝난 후 시작되는 영화 이야기 GV의 재미이고 매력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독특한 영화의 기획부터 캐스팅, 캐릭터 설정, 캐릭터의 이름 정하기, 의상에 이르기까지 왜 그렇게 영화에 담겼는지 숨겨진 이유를 듣고 나니 '다함께 여름!'이라는 영화의 재미가 더 풍성해졌다.
다함께 여름! 줄거리
영화 '다함께 여름!'은 아름다운 남프랑스 휴양지에서 일어나는 세 친구의 티격태격 이불 킥 휴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파리에서 알마를 만나 불같은 사랑은 느낀 펠릭스는 연락도 없이 알마와 가족들이 있는 남프랑스로 돌진한다. 펠릭스의 친구 셰리프도 일하던 마트에 휴가를 내고 함께 간다. 펠릭스와 셰리프가 여자인 줄 알고 카풀 신청을 받은 에두아르도 차 사고가 나면서 얼렁뚱땅 휴가에 합류하게 된다.
열정 직진형 펠릭스, 섬세한 셰리프, 엄마에게서 벗어나 독립을 꿈꾸는 에두아르. 의욕은 넘치지만 서툴고 어색해서 이불킥할 실수를 연발하는 세 남자는 여름휴가 끝에 무엇을 얻게 될까?
독특한 영화의 시작과 캐스팅
'다함께 여름!'은 프랑스 연극학교 대표가 기욤 브락 감독에게 학교 학생들과 영화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서 시작된 영화이다. 한 기수에 서른 명 정도의 학생이 있었는데 기욤 브락 감독은 그들이 원하는 장소에서 각각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나리오를 떠올리고 캐스팅을 했다고 한다. '다함께 여름!' 속 펠릭스, 셰리프, 에두아르는 기욤 브락 감독에게 영화를 만들고 싶은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 학생들이었다.
기욤 브락 감독은 본인의 영화는 '배우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다'라고 말할 정도로, 이야기가 있는 인물을 데려와 영화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욤 브락 감독만의 영화 만드는 방식이라고 한다. 절친한 친구와 세편의 영화를 찍었는데 그 친구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싶어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1) 열정 열정 열정 펠릭스
영화는 열정맨 펠릭스의 사랑 이야기로 시작한다. 펠릭스는 캐스팅 단계에서 기욤 브락 감독과 인터뷰 할 때부터 유일하게 에너지와 열정이 가득한 친구였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는 좋아하는 알마를 보고 싶다는 이유로 연락도 없이 무작정 알마 집으로 찾아가고, 다른 남자와의 관계를 의심하고 질투한다.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앞서서 상대를 배려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다행히도 알마와 다투는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휴가가 끝날 무렵에는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2) 사랑보다는 독립이 필요한 에두아르
펠릭스가 좋아하는 알마가 다른 남자와 가까이 있는 장면에서 펠릭스가 아니라 에두아르가 주먹을 날린다. 지금까지 보여준 영화 속 성격을 보면 불꽃같은 펠릭스가 화를 낼 것 같았는데, 싸움은 해본 적도 없을 것 같은 에두아르가 선방을 날리는 모습이 의외라는 질문에 기욤 브락 감독은 펠릭스가 거기서 선방까지 날렸다면 완전 비호감이 되었을 거라며 웃었다.
펠릭스가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변하는 모습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완전 비호감이 되기 전에 멈춰야 할 것 같아서, 펠릭스와 우정을 쌓아가며 자신의 일처럼 감정을 이입하고 있던 에두아르가 주먹을 날리는 것으로 연출했다고 한다.
펠릭스와 셰리프는 휴가지에서 사랑을 만나지만 에두아르는 혼자다. 왜 에두아르만 챙겨주지 않았냐는 질문에 기욤 브락 감독은 엄마의 지나친 보호 아래 살아온 에두아르에게 지금 중요한 문제는 사랑이 아니라 세상으로 나와 현실에서 독립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회의 일원으로 독립적으로 노동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에두아르의 변화로 그렸다고 한다.
3)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셰리프
영화를 보며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셰리프였다. 영화 뒷이야기가 가장 재미있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몸집은 크지만 왠지 소심한 듯 세심한 듯해서 챙겨줘야 할 것 같은 아이 같은 셰리프는 휴가지에서 아기와 휴가 중인 엘레나를 만나 사랑을 느낀다.
셰리프는 엘레나의 아기를 봐주면서 친해지는데 영화 속에 나온 아기가 기욤 브락 감독의 진짜 딸이라고 한다. 그래서 딸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는데, 셰리프는 실제로도 아기를 좋아하고 조카들도 많아서 적임자였다고 한다.
셰리프는 만화를 좋아해서 독특한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자주 입었는데 그냥 입은게 아니라 의상 담당자와 상의해서 정한 의상들이라고 한다. 소년에서 성인 남성으로 변하는 셰리프의 심경변화를 티셔츠의 그림을 통해 표현했다고 한다.
흥미진진 영화 뒷이야기
영화 '다함께 여름!'은 뜨거운 여름날 남프랑스 어느 휴양지의 며칠을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 같다. 캐릭터의 이름도 실제 배우의 이름과 비슷하고, 영화에서 나누는 이야기 중에는 배우들이 카메라 밖에서 나눈 대화들을 그대로 이어서 한 것들도 많았다고 한다. 배우들의 실제 이야기가 영화에 담긴 것이다.
처음에 캐릭터들의 이름도 연기하는 학생들의 본명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런데 영화를 찍기 직전에 캐릭터와 실제 본인이 혼란스럽다며 몇몇 학생들이 이름을 바꾸고 싶다고 해서 본명에서 살짝만 바꾼 캐릭터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단 에두아루는 본인의 이름을 쓰는 것이 괜찮다고 해서 본명을 영화에서 그대로 썼다고 한다.
기욤 브락 감독과 이동진 평론가의 GV를 통해 '다함께 여름!' 영화 뒷이야기를 듣다 보니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제작 과정 또한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으로 성장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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